퇴근길, 머리가 아파옵니다. 아내 생일(혹은 기념일)이 코앞인데, "요즘 피부가 푸석하네"라는 스쳐 지나간 말이 떠올랐거든요. 센스 있게 수분크림 하나 사려는데 네이버나 유튜브를 검색하면 죄다 '협찬'이나 '광고'이고, 백화점이나 올리브영에 가면 화려한 뷰티 용어에 기가 빨립니다. 바빠 죽겠는 워킹대디(혹은 워킹맘)에게 끝없는 쇼핑 후기 검색은 그 자체로 또 다른 야근이죠. 그런데 이번에 챗GPT로 이 귀찮은 숙제를 단 3분 만에 해결했습니다. 블로그 뒤질 시간에 애들이랑 닌텐도 한 판 더 할 수 있게 해 준 기특한 쇼핑 치트키, 바로 챗GPT에 쏙 들어간 '아모레몰' 앱입니다.
며칠 전 컨슈머타임스 기사를 보니, 아모레퍼시픽이 국내 뷰티 업계 최초로 챗GPT 안에 전용 앱을 냈더라고요. "어휴, 또 뭐 깔고 가입해야 해? 로그인 복잡해요?"라고 물으신다면 정답은 "아니요!"입니다. 그냥 우리가 평소 회의록 요약할 때 쓰던 그 챗GPT 창에서 'Amore Mall'을 부르기만 하면 됩니다. 핸드폰에 앱을 새로 깔 필요도 없고, 회원가입 하느라 인증번호 받을 일도 없죠. 대화창에 대고 "요즘 30대 후반 아내가 건조하다고 하는데, 5만 원대 미만으로 끈적임 없는 크림 추천해 줘"라고 평소 말하듯 치면 끝입니다.
결과물을 보면 "진짜 사람 같아요?"라는 질문이 쏙 들어갑니다. 완전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의 베테랑 직원 뺨치거든요. 아모레가 오랫동안 쌓아온 뷰티 데이터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엉뚱한 소리(환각 현상) 안 하고 성분부터 가격, 효능까지 딱딱 비교해서 보여줍니다. 제일 좋은 건 오프라인 직원의 눈치를 안 봐도 된다는 거예요! "이거 말고 더 싼 거 없나요?" 같은 찌질한(?) 질문도 AI한테는 뻔뻔하고 당당하게 할 수 있잖아요. 유료 결제 할 필요 없이 챗GPT 기본 기능으로 나만의 퍼스널 쇼퍼를 고용한 기분입니다. 덕분에 성공적으로 선물을 골랐고, 아내한테 "오, 이번엔 검색 좀 했네?"라는 칭찬까지 들었으니 이 정도면 완전 인스타 스토리 자랑 각 아닌가요?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이 대화창 안에서 결제와 배송까지 한 번에 끝내는 'AI 에이전틱 커머스'까지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AI야, 저번에 산 그 크림 장모님 댁으로 하나 보내줘" 한마디면 결제부터 택배 배송까지 알아서 끝나는 시대가 온다는 거죠. 일상의 귀찮은 노가다를 줄여주는 방향으로 AI가 진화하고 있다는 게 확 체감됩니다. 이번 주말엔 저희 집 초등학생 아이랑 같이 챗GPT 켜놓고 할머니 어버이날 선물 고르기 미션을 해볼까 해요. "AI야, 할머니 주름 펴지는 마법의 화장품 찾아줘!" 하면서 놀면, 이게 바로 학원비 굳는 살아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아닐까요? 쇼핑 시간 아껴서 쟁취한 칼퇴, 오늘은 가족과 함께 치킨 뜯으며 넷플릭스나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