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유통의 핵심 변화는 ‘더 똑똑한 추천’이 아니라 ‘유입면(Discovery Surface)의 재배치’다. 롯데가 ChatGPT의 Apps in ChatGPT 형태로 롯데홈쇼핑·롯데잇츠·칠성몰·롯데웰푸드까지 대화형 쇼핑 접점을 늘리는 건(네이트/아주경제 보도) 광고비로 트래픽을 사던 자리를, 플랫폼 내 발견으로 치환하려는 시도다.
같은 날 구글은 맥OS용 Gemini 앱을 내며 데스크톱에서 단축키 호출과 ‘화면 공유’를 전면에 세웠다(뉴시스). 이건 검색창이 아니라 “사용자가 지금 보고 있는 맥락” 위에 AI가 얹히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클릭을 만들기 위한 랜딩 경쟁이 아니라, 작업 흐름 중간에서 질문을 가로채는 ‘컨텍스트 점유’ 경쟁이 열린다.
여기에 한국 시장 특유의 행동 변화가 겹친다. 생성형 AI로 1차 답을 얻고, 네이버에서 재검색해 사실·최신성·로컬 정보를 검증하는 패턴이 검색 트래픽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kmjournal, InternetTrend 인용). 즉 AI는 검색을 대체하기보다 “요약→검증”의 전단계가 됐고, 유저는 신뢰를 회수하는 곳(네이버 같은 로컬 플랫폼)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 세 신호를 묶으면, AI 시대 획득 퍼널은 ‘발견→신뢰→전환’ 3단으로 재정의된다. (1) 발견은 ChatGPT 앱 디렉터리/대화 추천, Gemini의 화면 공유처럼 “이미 열린 세션”에서 발생한다. (2) 신뢰는 네이버 재검색처럼 “검증 행동”으로 드러난다. (3) 전환은 결제/가입이 아니라 ‘후보군 진입(consideration)’까지 포함해 더 길게 측정해야 한다. 제로 클릭 환경에서 클릭만 보면 퍼널이 사라진 것처럼 착시가 생기기 때문이다(기사 내 칸타 조사 맥락).
시사점은 명확하다. 이제 CAC를 낮추는 레버는 매체 믹스보다 ‘어떤 유입면에서 시작하느냐’다. ChatGPT 입점은 광고 대신 “대화형 선반(shelf)”을 확보하는 것이고, Gemini 화면 공유는 B2B/업무툴에겐 SEO가 아니라 “워크플로우 내 침투”가 된다. 네이버 검증 루프는 브랜드에게 ‘AEO로 끝’이 아니라, 검증 단계에서의 비교우위(리뷰, 가격, 재고, 지역성, AS)를 데이터로 증명하라는 압박이다.
바로 실행 가능한 퍼널 실험 프레임은 3가지다. 첫째, 발견 실험: ChatGPT 앱 내에서 “질문 유형(선물/육아/다이어트)”별 추천 노출과 다음 질문(clarifying question) 설계를 바꿔 후보군 진입률을 측정한다. 둘째, 신뢰 실험: AI 답변 뒤 유저가 네이버로 이동해 재검색할 키워드를 역으로 설계하고(예: 성분/알레르겐/가격/후기), 그 검색 결과에서 확신을 주는 스니펫·리뷰·FAQ를 강화한다. 셋째, 전환 실험: ‘대화→외부 결제’로 끊기는 지점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쿠폰/배송비 정보를 대화 단계에서 선공개해 이탈을 줄인다.
전망은 “유입면 다극화”다. ChatGPT는 대화형 커머스의 초입을, Gemini는 데스크톱 컨텍스트를, 네이버는 검증/로컬 신뢰를 먹는다. 승자는 한 플랫폼에 올인하는 팀이 아니라, 유저의 실제 행동(대화로 발견하고, 검색으로 검증하고, 가장 편한 곳에서 결제)을 전제로 퍼널을 분해해 실험하는 팀이다. 이제 성장의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우리는 유저가 ‘발견한 순간’과 ‘확신하는 순간’을 각각 어디에서 잡고, 그 사이의 손실을 얼마까지 줄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