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어봐야 보이는 것들

직접 만들어봐야 보이는 것들

Chrome 확장, 정적 API, AI 비용 계산—세 가지 실험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질문: 손을 대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여전히 있다

Chrome 확장 개발 StatikAPI AI 추론 비용 정적 API 생성 프론트엔드 실험 Core Web Vitals 오픈웨이트 모델
광고

'직접 만들어본다'는 행위가 점점 선택지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AI가 코드를 생성하고, v0.dev가 UI를 뽑아내고, 에이전트가 PR을 올린다. 그런데 최근 눈에 띄는 세 편의 실험 기록은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손을 직접 대봤을 때만 드러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UX는 로직이 끝난 다음부터 시작된다

dev.to에 올라온 'I Built the Chrome Feature Google Never Shipped'는 표면적으로는 Chrome 확장 개발기다. 탭과 스크롤 위치를 스냅샷으로 저장하고 복원하는 'Context Switcher'를 만든 과정인데, 기술적 난관 자체보다 그 이후의 고백이 더 인상적이다. "백그라운드 스크립트는 하루 만에 완성했다. 팝업 UX가 제대로 느껴지게 만드는 데 세 배의 시간이 걸렸다."

로딩 상태, 인라인 리네임 편집, 삭제 확인, 빈 상태 화면—이것들은 기능이 아니라 경험이다. Manifest V3 서비스 워커의 생명주기 문제(언제든 종료될 수 있으므로 모든 상태를 chrome.storage.local에 즉시 persist해야 한다는 것)나, SPA 페이지에서 스크롤 복원 시 300ms 딜레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스펙 문서에 없다. 직접 부딪혀야 나온다. Chrome 확장을 처음 만든다면 팝업에 할당할 시간을 예상보다 훨씬 넉넉히 잡으라는 조언은, 사실 모든 프로덕트 개발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살아있을 필요가 없는' API를 다시 생각하다

같은 날 올라온 'Static Export, but for APIs'는 다른 종류의 불편함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docs 네비게이션 엔드포인트, 체인지로그 피드, 공개 제품 카탈로그 같은 API들을 보면서 이상하다는 감각을 계속 느꼈다. 응답이 사실상 고정돼 있는데도 런타임 서버가 요청마다 같은 JSON을 재계산한다. "백엔드가 그냥 JSON 뒤에서 숨만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직관이 StatikAPI로 이어졌다. Next.js의 정적 사이트 생성(SSG)이 HTML에 적용한 개념을 JSON API에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src-api/ 디렉터리의 라우트 파일이 빌드 타임에 api-out/의 정적 JSON 파일로 변환되고, CDN에서 바로 서빙된다. 파일시스템 기반 라우팅, 동적 경로의 paths() 선언 등 Next.js에 익숙한 개발자라면 구조 자체가 낯설지 않다.

물론 모든 API를 정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결제, 사용자별 대시보드, 실시간 mutation—이런 건 런타임이 반드시 필요하다. StatikAPI가 겨냥하는 건 그 경계선 위의 영역이다. 읽기 전용이고, 소스가 바뀔 때만 데이터가 바뀌고, 응답 형태가 예측 가능한 엔드포인트들. Core Web Vitals 관점에서도 CDN 엣지에서 정적 JSON을 서빙하는 것은 런타임 함수 실행 대비 TTFB를 극적으로 줄이는 접근이다. 저자가 "예측 가능성은 과소평가됐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5로 4억 토큰—구독 모델의 이면

세 번째 실험은 더 도발적이다. 'How much does it really cost to use AI models for coding?'의 저자는 14일간 Nest.js 백엔드와 React 프론트엔드를 함께 개발하면서 MoonshotAI Kimi K2, DeepSeek V4 Pro, Xiaomi MiMo 세 모델로 총 4억 970만 토큰을 소비했다. 비용은 월 $5(첫 달 프로모션)짜리 Opencode Go 구독으로 해결했다.

같은 토큰을 OpenRouter를 통해 직접 사용했다면? 캐시 할인율 70%를 적용해도 14일에 $64.72, 한 달로 환산하면 약 $138.70이다. GPT-5.4 기준으로는 월 $690.77까지 치솟는다. $10 구독은 오픈웨이트 모델 직접 사용 대비 약 7.2%, GPT-5.4 대비 1.4% 수준이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날카롭다. "이 구독 모델은 실제로 지속 가능한가? 게시된 추론 비용이 실제 원가를 반영하는가, 아니면 사용자와 볼륨을 확보하기 위한 손실 흡수인가?"

이 질문은 AI 도구를 워크플로우에 통합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면 한 번은 직면해야 한다. 지금의 가격 구조는 영속적이지 않을 수 있다. $10짜리 구독이 언제 $50, $100이 될지 모른다. AI 코딩 도구의 비용 구조를 블랙박스로 두지 않고 직접 계산해본 이 실험은, 도구 선택의 근거를 감각이 아닌 숫자로 만들려는 시도다.

세 실험이 만나는 지점

서로 다른 주제처럼 보이지만, 세 기록은 하나의 공통 감각을 공유한다. 직접 만들고, 직접 측정하고, 직접 부딪혀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 Chrome 확장의 UX 비용은 스펙을 읽어서는 몰랐다. 정적 API의 가능성은 패턴을 반복해서 보다가 직관이 쌓였을 때 나왔다. AI 추론 비용의 실체는 직접 토큰을 세봐야 드러났다.

AI가 프로토타이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도는 '무엇을 만들지'와 '왜 이 방식인지'를 먼저 판단한 사람에게만 진짜 이득이 된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뽑고, 사용자 앞에 두고, 다시 고도화하는 흐름—그 사이클의 품질은 여전히 직접 손을 댄 경험의 밀도에서 나온다.

세 실험이 남긴 가장 실용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내가 AI에게 위임하고 있는 것들 중, 직접 한 번이라도 만들어봐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

출처

더 많은 AI 트렌드를 Seedora 앱에서 확인하세요